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해보는 힘

마케터, 목수, 자영업자, 출판인, 작가, 디자이너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하나만 파는 Digging 사람들과 인터뷰했습니다.
하나만 파는 사람들은 어떻게 문구를 사용할까요?
그리고 무엇을 느끼고, 경험할까요?


 


쓰는 사람, 올리부


쓰는 사람, 올리부님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의 비즈니스 마케팅을 책임지는 커리어우먼입니다. 그렇지만 문구덕후로 조금 더 유명하세요. 지역 곳곳에 남아 있는 작은 문방구부터 전세계를 다니며 모은 문구까지 없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올리부님이 가장 집중해서 문구덕질을 하는 시간은 장거리 비행을 하는 구름 위라고 하십니다. 입국 심사때, 가위때문에 검문 받는 것도 매번 감수하신대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올리부님, 언제부터 디깅하셨나요?


❝어려서부터 유명했어요. 가방 무겁게 메고 다니는 애로.❞


모범생이었어요. 👩🏻‍🏫 초-중-고 다닐 때, 제 삶은 집에서 학교, 학원, 독서실이 전부였어요. 이 루트 안에서 제가 자의로 좋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게 바로 학교 앞 문방구였어요.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문방구를 아침 저녁으로 가니까 그 많은 문구들이 다 다르게 보였어요.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렇게 하나 둘 모은 문구가 이 커다란 가방에 모여 있어요. 어릴 때부터 엄마 잔소리였어요. 가방이 왜 이렇게 커. 가방 좀 내려놓고 얘기해.’ 집에서도 가방을 메고 다녔거든요. 나의 세계와 에너지원을 언제나 등에 지고 사는 게, 저에게는 안정감을 크게 주었어요. 그래서 정장 입은 날도 저 백팩을 메요. 저 크기 가방이 아니면 제 보물들이 커버가 안 되거든요.


❝필통이 다섯 개였어요.🖐✨❞


공책 정리하는 걸 너무 좋아했어요. 수업 때 1차로 받아 쓰고, 집에서 두 번, 세 번 공책을 정리했죠. 예쁘게 정리하고 싶어서요. 마음가는대로 공책 정리를 잘 하고 싶다보니까 색색깔 필기구들을 카테고리별로 다 모으기도 했어요. 문방구 옆에는 복사집이 있었는데요, 복사집 사장님이 절 예뻐하셨어요. 필기 잘한다구요. 가끔은 제 필기를 복사하시기도 했는데, 알고 봤더니 그걸 전교생에게 나눠주시기도 했더라구요? 복사집 마케팅에 제 필기가 쓰인 거죠.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가끔 천 원짜리 꽃 한 다발을 주시기도 했어요.


 



❝딸에게 덕질을 할 거면 끝장을 보라고 해요.❞


저에게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있는데요, 딸에게 이렇게 말해요. “좋아할 거면 끝까지 좋아해야 해, 좋아하는 마음을 소비로 끝내지마, 사는 거에 그치지 말고 좋아하는 마음을 담은 무언갈 만들어봐.” 하구요. 그래서 저는 최근에는 마스킹테이프 제작법을 배우기도 했어요. 제가 먼저 배워서 딸에게 알려 주려구요. 마스킹테이프 만드는 법은 이 #디깅노트 에 고스란히 써두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해보는 힘을 가지면, 스스로 동력을 만들 수 있어요. 내가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걸 좋아할 수 있는 근육이 있다면, 언제든지 행복해질 수 있는 거에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