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가구회사가 하지 않는 일들

아임디깅: 관심을 관점으로 키우는 기록 전시 에필로그  with 스탠다드에이 류윤하, 정태윤, 최혜진


 

 



❝저희도 기록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임디깅> 전시 공간으로써 협업을 제안했을 때, 스탠다드에이 분들이 입을 맞춰 한 말입니다.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시를 위해 스탠다드에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제안해주셨지요.

쓰는 사람 들의 디깅노트를 거치한 원목 스탠드, 관람자 분들의 방명록을 건 관점보드가 바로 그 것들입니다.

공간으로 함께해주신 스탠드다에이 분들께도 여쭤봤습니다. 소소문구가 함께하자고 하셨을 때, 어떠셨나요?

 

 

 

❝굳이 가구회사가 하지 않는 일들이기 때문에 하기로 결정했죠.

ㅡ 스탠다드에이 류윤하 실장

 

이전 쇼룸에서 문구 상품을 제안해보려 시도는 했었어요. 일본 유수의 문구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해보려고요. 성사되진 않았지만 여전히 문구 Stationery 라는 상품군에 애착이 있어요. 평소 노트를 많이 쓰지는 않지만 (인터뷰 I’m Digging 쓰는 사람, 류윤하> 편 참고) 노트라는 물성을 애정합니다.


오래전, 노트를 만드는 회사에 다녔어서 그런가봐요. 그곳에서 문구 사업이 성장하기 보통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았죠. 노트 만드는 분들을 존경해요. 노트가 그야말로 큰 돈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요. 우리나라 문구 브랜드가 다들 잘 되면 좋겠어요. 아임디깅 전시 협업 제안을 받았을 때, 굳이 가구회사가 하지 않는 일들이기 때문에 하기로 결정했죠. 스탠다드에이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록’이라는 주제를, 저희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시도라고 생각했어요. 


 


 

❝스탠다드에이 가구엔,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ㅡ 스탠다드에이 정태윤 팀장


예전에 소소문구가 동교동에 있을 때, 손님으로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함께 전시를 준비하게 되어 무척 신기합니다. 처음으로 행사에 대한 개요를 전달받았을 때 좋았던 것은, 작업자들의 노트를 모은다 Archive 는 거 였어요. 스탠다드에이에서 전개하는 브랜드 캠페인과도 맥락이 닿아, 특히 저에겐 남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현재 스탠다드에이 브랜드 매거진 로그 Log 와 구성원들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홈페이지, 블로그, SNS 를 기반으로 소개하고 있거든요. 이런 활동으로 알리고 싶은 이유는, 저희가 단순히 주문을 받아 '가구만'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이번 전시처럼 가구 만드는 일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최근엔 놀기위한 탁구채도 만들었고요. 구성원들의 크고 작은 활동이 있고, 그 기록을 꾸준히 남기고 있어요. 가구 만드는 것 외에도 재미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 스탠다드에이는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유한다는 점을 앞으로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서교동 쇼룸 공간에서는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고요. 

 

 

 


 

❝관람자 분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에 녹아들 수 있도록 유도했어요.❞

ㅡ 스탠다드에이 최혜진 브랜드 매니저


제품을 이미 쓰고 있는 사람들과 그걸 써줬으면 하는 사람들을 한 장소로 모객한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이 제안때문에 스탠다드에이 가구 고객 분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어요. 전시를 앞두고, 쇼룸에 있는 가구 배치를 대대적으로 바꿨어요. 전시 동선을 유념하며 변화를 주었습니다. 제가 상상한 전시 동선의 주안점은 '나무'였어요. 저희가 수종(나무의 종류)이 다양한데, 그 다양한 수종이 순서대로 보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스탠다드에이에서는 러스틱 오크부터 시작해 화이트 오크, 체리, 월넛의 다양한 색과 결을 지닌 나무를 다루는데, 이를 공간별로 구분지어 배치해 관람자 분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에 녹아들 수 있도록 유도했어요. 전시에 오신 분들이 저희가 차마 신경 쓰지 못한 부분들까지 눈여겨 봐주시고, 후기 사진에 올라오는 게 조금은 쑥쓰럽기도 하지만,그래도 많은 분들이 전시로 스탠다드에이를 알아주셔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끝)